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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정보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는 가수 이승윤이 '싱어게인'에서 우승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영화의 촬영 시점은 이승윤이 대중의 인기를 얻기 전인 2020년 여름쯤입니다. 당시의 이승윤은 대학가요제에 올라간 뒤 9년,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던 때이기도 합니다. 권하정 감독은 인디 가수 이승윤을 만나 뮤직비디오를 찍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성공한 덕후 고백담이 아닌 감독 자신의 작업과 이야기로 확장했습니다. 호기롭게 시작한 뮤직비디오 제작은 소품, 의상, 콘티, 편집까지 모든 작업을 해내야 하는 난관의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제작 의상을 입어보고 수제로 소품을 제작하며 손으로 길이를 가늠해 보는 등 다소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손을 잡고 서로를 응원하는 이들의 표정은 설렘과 웃음이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도전기는 또래인 20대 관객에게 먼저 울림을 줬습니다.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프리미어 공개 이후, 제9회 마리끌레르영화제, 제10회 무주산골영화제,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24회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되며 많은 관객들의 환호와 지지를 받았습니다.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줄거리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는 대학 졸업 후 '듣보인간'으로 지내고 있던 세 친구들이 한 무명가수의 팬이 되면서 그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그러다 신곡 뮤직비디오까지 만들게 된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하정은 대학 졸업 후 집에 틀어 박혔있었습니다. 가수 이승윤의 노래만이 위로였습니다. 자발적으로 외출할 마음이 처음 든 것도 작은 카페에서 열린 이승윤의 콘서트였습니다. 처음으로 뭔가 해 보고 싶다 생각한 것도 이승윤의 뮤직비디오 제작으로 아현, 은하가 이 무모한 도전에 함께 합니다. 이들은 영화과를 다녔지만 뮤직비디오 제작 경험은 전무했기 때문에 먼저 기존 곡 '무명성 지구인'을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열정을 증명해 보이기로 합니다. 가수에게 뮤직비디오를 담은 USB 메모리와 편지를 주고, 이메일 회신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그런데 정말 영화처럼 가수의 답장을 받게 됩니다. 이후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가수와 만나 회의를 하고, 동대문 시장에서 의상 제작하고, 화방에서 소품 재료를 사들여 하나하나 만드는 등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영웅수집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합니다. 이후 이 무명가수는 결국 유명가수가 됩니다. 영화는 한 가수가 유명해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될 수 도 있었지만, 감독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에너지 삼아 20대를 통과한 이들의 이야기로 담아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같은 사람도 이렇게 무언가 하고 있으니 다른 많은 분도 할 수 있다고 어떤 계기, 용기, 시작의 마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제작 비하인드, 덕업일치 그리고 이승윤
권하정 감독은 이승윤의 노래를 먼저 좋아했는데, 가사에 본인의 글로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들이 담겨 있었고, 동질감을 느끼며 가사를 많이 보다보니 사람 이승윤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제목에 '생존신고'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당시 영화를 안 하고 한 4년, 5년 정도 쉬며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영화를 안 한다더니 살아있었네'라고 했고, 어쩌면 이 영화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일 수 있다는 생각에 제목으로 가져왔다고 합니다. 뮤직비디오 '영웅 수집가'는 실제 권하정 감독 집에서 먹고, 자면서 준비했습니다. 정작 다큐멘터리에는 '영웅 수집가' 뮤직비디오를 찍는 과정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당시 하루 안에 다 찍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뮤직비디오를 중점적으로 촬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듣보인간의 생존신고>와 같이 '덕업일치'의 에너지를 담은 '팬 무비'는 청춘 영화의 한 장르처럼 제작되고, 또래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RPG 게임 '일랜시아'를 여전히 좋아하는 팬들을 뒤쫓는 '내언니전지현과 나', 좋아하던 가수 정준영이 성범죄로 구속된 뒤 팬들의 인터뷰를 담아 만든 다큐멘터리 '성덕'도 자신이 진심으로 열정을 다하는 '덕질'에 관한 영화입니다. 한편,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언론시사회에서 이승윤은 "누군가가 잃어버린 꿈을 다시 꿔보겠다는 새로운 꿈의 형태가 나의 노래가 일조를 한 것 같아 의미 있었고, 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사활을 건 시점에 누군가의 불꽃이 함께 닿아서 더 커진 불꽃이 된 것 같아서 영광스럽다"라고 영화 상영 소감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