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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정보 및 원작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장편소설이 원작입니다. 책은 2019년 6월에 출판되었고, 영화는 일본에서 2022년 9월, 한국에서 2023년 8월에 개봉되었습니다. '강변의 무코리타'는 일본의 고령화와 고독사, 빈곤층 문제를 다루며, 사회에서 벗어나 버린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독고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보다가 인수자가 없는 유골이 시청에 많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이를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감독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한층 더 사회에서 벗어나 버린 사람이라 경제적으로 고립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하이츠 무코리타 주민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생각을 안고 매일을 살아갑니다. 그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어떻게든 어려운 분들에게 손을 내밀 수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극 중에서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과 싸워 온 야마다는 친구도 가족도 아닌 아파트의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카모메 식당' '안경'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를 제작해 온 감독답게 오기가미의 작품을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식사장면입니다. 함께해 온 푸드 코디네이터의 이이지마 나미가 극 중 밥은 혼자 먹는 것보다 누군가와 먹는 게 맛있어라는 대사를 설득력 있게 식탁을 표현해 냈습니다. '강변의 무코리타'의 촬영지가 토야마현으로 결정된 이유는 오징어 젓갈 때문이라고 합니다. 토야마는 비린내가 없고 맛있는 검은색 오징어 젓갈이 유명합니다. 제작진은 토야마가 고독한 청년이 혼자 사는 곳으로 도쿄에서 바로 갈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있고 여름의 서늘한 분위기들 담아낼 수 있는 곳으로 적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줄거리와 등장인물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는 호쿠리쿠의 작은 마을을 무대로 한 '맛있는 음식'과 '소소한 행복'을 주제로 한 이야기입니다.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삶을 위해 작은 어촌 마을 공장에 취직한 야마다는 공장 사장의 소개로 강변의 50년 된 낡은 연립주택 '무코리타'에 입주합니다. 돈이 없어 방바닥에 누워 혼자 배고픔을 달래던 야마다의 일상은 이웃집 시마다의 오지랖으로 점점 바뀌어 갑니다. 시마다는 방범창을 벌컥 열어 야마다에게 직접 기른 오이와 토마토를 건네주고, 야마다가 쓴 목욕물을 자기도 쓰겠다며 욕실로 뛰어 들어갑니다. 야마다가 마침내 기다리던 월급을 받아 흰쌀밥을 짓자 부리나케 밥그릇을 가져와 맞은편에 앉습니다. 그 뻔뻔함에 황당해하던 야마다도 점점 웃음을 되찾아 갑니다. 그런 야마다에게 평생 얼굴도 모르고 산 아버지의 고독사 소식이 전해집니다. 영화는 힘겨운 밑바닥 삶을 시종일관 따뜻한 시선으로 다룹니다. 전과자인 '야마다'에게 직업을 주고 1년, 5년, 10년을 살다 보면 깨닫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공장의 사장, 무연고자의 유골함을 정성껏 포장하는 공무원, 월세를 제때 냈다며 캐러멜 한 개를 건네는 연립주택 주인 '미나미'까지. '데스노트' 시리즈의 L역을 맡았던 배우 마츠야마 켄이치가 마을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상처를 치유해 가는 야마다로 등장합니다. 여기에 '은혼'의 신스틸러 배우 무로 츠요시와 넷플릭스 화제작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의 미츠시마 히카리의 색다른 모습까지 볼 수 있습니다.
오기가미 감독의 시그니처 '식탁'과 무코리타 뜻
밥을 짓고, 반찬은 젖갈뿐인 검소한 밥상을 혼자 먹던 야마다에게 들이닥친 시마다는 밥은 혼자 먹는 것보다 누군가와 먹는 게 맛있다며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짓습니다. 여유로운 시간이 흐르는 강변의 무코리타에서 만난 사람들은 친구도 가족도 아닌 타인이지만, 모두 외롭지 않습니다. 무코리타에는 소소한 행복이 가득합니다. 야마다는 따근따근한 흰밥, 혼자서 느긋하게 쉴 수 있는 목욕, 매일의 루틴 속에 묻혀 버리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생활 속에서 발견합니다. 영화는 흰쌀밥과 따뜻한 된장국, 그리고 마주 앉아 함께 젓가락을 들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도 괜찮은 하루를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그리고 상실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어떻게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하고, 남은 하루를 살아가는지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식탁에 빙 둘러앉아 스키야키를 나눠 먹는 무코리타 사람들은 피가 섞이지 않아도 밥을 같이 먹는 게 식구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듭니다. 야마다가 머물며 대부분의 상황이 벌어지는 '무코리타 하이츠'의 명칭은 지명이나 성씨가 아닌 불교 용어에서 파생된 이름입니다. 무코리타는 일본식 발음이고 산스크리트어로는 무후르타(muhūrta)입니다. 하루를 30 등분한 48분을 '1 무후르타'라고 합니다. 무후르타는 노을이 지기 시작해 어두워질 때까지 만큼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영화에서는 소소한 행복의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무코리타 하이츠'의 이름은 이곳의 오래된 입주민이던 오카모토 할머니가 입버릇처럼 화단을 돌보며 중얼거리던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집주인 미나미 또한 자신의 부모들일 선대 집주인에게서 들었다며 과거를 회고합니다.